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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 칼럼] 진실! 진실! 진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가?

사선하이킥tv 2026. 9. 2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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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과 반복되는 역사 논쟁…의혹을 제기한다면 반대 증거에도 답해야 한다


결국 걱정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진실! 진실! 진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라는 건가?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영화와 드라마로 역사를 배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영화적 상상력은 창작의 자유다. 그러나 배우의 입을 통해 영화 속 이야기가 역사적 진실인 양 전달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논란이 그렇다.

핵심은 육 여사를 맞힌 총알의 출처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탄환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제2의 저격수가 존재했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문제다.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은 서울 국립극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육영수 여사를 숨지게 했다. 당시 법원은 문세광의 범행을 인정했다.

우리나라 수사당국은 북한과 조총련의 조직적 개입을 발표했고, 일본 수사당국은 문세광의 단독범행으로 판단했다. 배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판단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문세광이 총격을 가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적 장면이 있다.

2002년 5월 13일, 평양에서 김정일과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창당 준비 인사가 만났다.

김정일은 1968년 청와대 습격 사건에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고,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 대해서도 하급자들이 관련됐으나 자신은 사전에 몰랐다고 설명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유족 앞에서 이러한 설명을 했다는 사실은 사건을 검토할 때 함께 살펴야 할 역사적 자료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총알의 행방을 근거로 기존 수사 결과를 뒤집으려 한다면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 증거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육영수 여사는 두부 관통 총상을 입었다. 당시 담당의는 총알이 머리를 완전히 관통해 수술 현장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2005년 공개된 수사기록에는 육 여사를 맞힌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을 회수했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 탄환은 감정되지 않았다.

당시 수사와 증거 관리의 한계는 분명히 짚어야 한다.

그렇다고 감정되지 않은 총알이 다른 사람의 범행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는가?

제2의 저격수를 주장한다면 총상의 입사구와 출사구, 두개골 손상, 피해자의 자세와 사격 방향부터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총알 하나의 행방에 의문이 남는다는 이유로 새로운 범인을 사실처럼 이야기할 수는 없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05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두 차례 다뤘고, 2010년에는 정인숙 피살 사건을 재조명했다.

정인숙 사건도 생각해 보자.

정인숙의 아들이 박정희 대통령의 친자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친자관계는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인숙의 아들 정성일은 1991년 박정희 대통령이 아닌 정일권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서울신문은 정성일이 혈액형 검사자료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그 자료에는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

정인숙과 아들, 친부 후보들의 정확한 혈액형을 확인한다면 일반적인 ABO 유전법칙상 친부가 될 수 없는 조합인지부터 검토할 수 있다.

물론 혈액형만으로 친부를 확정할 수는 없다. 박정희 대통령의 혈액형도 언론 보도마다 A형과 B형으로 엇갈려 원자료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바로 이런 기초적인 검증이 역사적 의혹을 다루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2010년 방송에서는 당시 수사기록과 부검기록을 확보하고 화약흔 실험도 진행했다. 그렇다면 친부 논란과 관련된 혈액형 자료는 어느 범위까지 확인했는지, 결과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하다.

누군가를 의혹의 중심에 세웠다면 그 의혹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에도 동일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나?

정치적 사생활 의혹도 마찬가지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이른바 '쥴리' 의혹 역시 반복되는 소문이 아니라 근무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와 신뢰할 수 있는 증언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의혹을 제기하는 자유와 그것을 사실로 인정하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

특정 진영에 유리한 의혹은 확대하고 불리할 수 있는 자료에는 침묵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우병 보도 논란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정치적 의혹들이 반복해서 남긴 질문은 결국 하나다.

진실을 찾겠다는 사람은 왜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자료에는 답하지 않는가?

답은 간단하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아야 진실과 자신이 믿고 싶은 이야기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혹은 질문에서 시작하지만, 검증을 거쳐야 사실이 된다. 반대 증거를 외면한 채 가능성만 반복한다면 독자는 그 주장이 사실인지 정치적 해석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영화는 상상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역사는 상상력만으로 다시 쓸 수 없다.

진실을 말하고 싶다면 의혹만 반복하지 말고, 반대 증거에도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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