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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전라도도 좋아했던 육영수 여사》
누가 육영수 여사를 보수만의 영부인이라고 하나. 박정희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든, 육 여사가 남긴 발자취까지 지울 수는 없다.
2007년 김어준이 진행한 S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앤조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당시 역대 영부인 선호도를 조사했다. 1위는 육영수 여사, 65.4%였다. 한나라당 지지층뿐 아니라 통합민주당 지지층 57.7%, 열린우리당 지지층 47.7%도 육 여사를 선택했다. 이건 보수 유튜브 설문이 아니다. 김어준의 방송이 의뢰한 조사 결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2002년 육 여사를 바람직한 영부인으로 꼽았다. 이유로 든 것이 ‘청와대 안의 야당’과 봉사활동이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역시 박정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육 여사에게는 비교적 관대했다고 기록한다. 정치적 입장과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달랐던 거다.
왜 그랬을까. 육 여사는 고아원과 한센인 마을을 찾았고, 어린이회관과 어린이대공원,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정수직업훈련원 설립에 힘썼다. 양지회 회원들과 거리에서 사랑의 열매를 달아주며 재해 구호기금도 모았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말을 현장에서 행동으로 옮겼다.
전남 나주 호혜원에서는 1965년 목욕탕 건립비를 지원하고, 1971년에는 자립에 쓰라며 종돈 55마리를 기증했다. 주민들은 육 여사가 세상을 떠난 뒤 추모비를 세웠다. 호혜원 이장은 2013년 편지에서 사람들이 외면할 때 육 여사는 붕대 감은 손을 잡아줬다고 회고했다. 이 마을에서 육영수는 정치 구호보다 먼저, 자신들을 찾아온 사람이었다.
그런데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육 여사가 숨진 저격 사건에 가상의 인물들을 넣어 배후 의혹을 좇는다. 허진호 감독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가정적인 대사를 많이 썼다고 했다. 그렇게 의심을 던져놓으면 관객은 어디까지를 사실로 기억해야 하나? 물음표를 붙인다고 그 책임까지 없어지나?
박정희를 비판하려면 그의 정책과 행적을 비판하면 된다.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이 이렇게 사랑받은 육영수 여사의 죽음을 가정과 의혹으로 엮어 선동영화의 소재로 쓴 것, 내 눈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짓이다.
※참고 자료
2007년 리얼미터 영부인 선호도 조사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267499
권양숙 여사의 2002년 인터뷰
https://m.seoul.co.kr/news/2002/10/05/20021005005001
전남 나주 호혜원 주민들의 육영수 여사 추모 기록
https://www.segye.com/newsView/20130712023868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 인터뷰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92023120004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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