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7억대 마약상! 한국판 나르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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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소년을 중심으로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중학생 딸이 마약을 한 것으로 의심되어 경찰에 신고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딸은 필로폰을 물에 타먹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필로폰을 검색하면 쉽게 마약 판매자의 연락처가 나오는데, 판매자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뒤 필로폰을 받을 수 있도록 약속한 장소로 가면 됩니다.
이와 같은 청소년 마약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지난달 수원지검이 구속기소한 마약류 밀수·유통 조직원 등 29명의 주축에는 17~19세 청소년이 4명이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주로 마약 운반책을 뜻하는 ‘드로퍼’로 활동하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인천경찰청이 고3 마약상 3명을 검거했는데, 이들은 필로폰, 케타민, LSD, 엑스터시 등을 도매가로 사들여 10배씩 웃돈을 받고 팔아왔으며, 학생들은 10개월간 4800만 원과 비트코인 3300만 원어치 등 8100만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이들이 판매한 마약은 7억 원어치가 넘었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 마약이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으로는 '원터치' 유통 구조의 정착이 꼽힙니다. 텔레그램에서 판매자와 쉽게 연락할 수 있으며, 당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청소년들이 마약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조폭이나 마약상을 마주할 위험성이 줄어들어 청소년들의 마약 구매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10대 구매자를 가장해 텔레그램 마약 판매상에게 "처음인데 뭘 하면 좋겠냐"라고 말을 걸어보니, 4분 만에 답장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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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마약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예방, 치료, 처벌 전 과정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청소년 마약 중독자를 위한 재활시설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미디어에서 마약을 다루는 콘텐츠가 유명인의 마약사건과 맞물리며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이 약 4배 증가한 상황에서, 경찰청은 마약류 범죄를 테러와 같은 범죄로 대처하기로 선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0대 마약사범에 대한 예방, 치료, 처벌 전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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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 예방 교육이 미흡한 상황이며, 교육부는 2019년 학교보건법 개정을 통해 '마약류를 포함한 약물'을 예방 교육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실효성 있는 교육은 전무한 상태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각자 상황극과 프랭크(FRANK) 캠페인을 통해 약물 예방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